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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신문] 고요한 자작의 숲 속으로 침잠하다…사진가 이만우 개인전 15년 간 자작나무 천착…30여 점 신작 전시11월 1~16일 아트스페이스 루모스 사진가 이만우가 오롯이 자작나무에 천착해온 15년의 여정을 담아 두 번째 개인전 '자작: 침잠의 숲'을 11월 1일부터 아트스페이스 루모스(대구 남구 이천로 139)에서 선보인다. 이번 전시는 약 30여 점의 신작과 더불어 영상 작업까지 함께 공개되며, 관객을 빛과 고요, 숲의 호흡이 교차하는 몽환의 공간으로 이끈다. 작가는 2022년 첫 개인전 이후 더욱 단단해진 태도로 작업을 이어왔다. 강원도, 몽골, 내몽골, 시베리아 등지에서 고독한 현장을 마주하며 자작과의 교감을 쌓았다. 혹독한 자연 앞에서 기다림을 선택하고, 빛과의 대화를 통해 완벽한 순간을 붙잡은 그의 작업은 단순한 풍경의 기록이 아니라, 인간과 자연이 맺는 .. 더보기
[중앙SUNDAY] 벌거벗은 산 1979년, 브라질 북부의 작은 마을에서 한 소년이 강가에서 금덩이 하나를 주웠다. 그 소식이 알려지고 몇 달 만에 수만 명의 남자들이 이른바 ‘황금의 언덕’으로 몰려들었다. 금빛 욕망에 사로잡힌 그들은 맨손으로 흙을 퍼 올리고, 끝이 보이지 않는 사다리를 개미 떼처럼 오르내렸다. 그곳은 곧 세라 펠라다(Serra Pelada), ‘벌거벗은 산’이라는 이름의 거대한 구덩이로 변했다. 삶과 꿈이 뒤엉킨 이 세계 최대의 금광은 가장 폭력적이고 비인간적인 욕망의 현장이었다. 세바스티앙 살가도는 흑백 필름 한 통을 들고 그들의 삶 속으로 걸어 들어갔다.깊이 약 200m, 폭은 무려 400m에 달하는 거대한 구덩이. 살가도는 1986년, 그 구덩이의 가장 밑바닥에 섰다. 살가도는 그 순간을 “그 광산을 보는 순간.. 더보기
[중앙SUNDAY] [사진 한 잔] Evolution 마치 X-레이 필름을 들여다보는 듯하다. 빛에 드러난 말의 골격이 어둠을 가르며 질주하고, 그 위에 올라탄 인간의 골격이 같은 리듬으로 몸을 낮춘다. 정지된 이미지지만 그 속에는 속도와 생명, 그리고 에너지가 흐른다. 검은 배경 앞에서 말과 사람의 뼈대를 조각처럼 신비롭게 드러낸 이는 벨기에 출신의 사진가 패트릭 그리에스다. 그의 사진집 ‘Evolution’에는 수십억 년의 진화를 품은 척추동물의 골격 250여 점이 담겨 있다. 책에 담긴 그의 예술적 오브제들은 예술과 과학의 경계를 자유로이 넘나든다.이 프로젝트는 우연한 만남에서 시작됐다. 2000년대 중반, 대규모 사진 프로젝트를 마친 직후 새로운 주제를 찾고 있던 그리에스에게 흥미로운 제안이 들어왔다. ‘박물관의 골격을 촬영해 진화를 시각화하자’. .. 더보기
[대구신문] 아트스페이스 루모스, 세계적인 사진가 닉 브랜트 ‘The Day May Break(생존의 나날)’전 개최 11월 25일까지.기후 환경 위기를 주제로 한 사진 전시 닉 브랜트 작 'The Day May Breake'. 아트스페이스 루모스 제공 기후 파괴의 책임은 선진국이지만, 직격탄은 맞는 곳은 환경 오염원인 탄소 배출량은 매우 적은 후진국들이다. 극심한 가뭄이나 심각한 강수량은 가장 취약한 이들의 삶을 위협하고 있다. 아트스페이스 루모스에서 사진전 ‘The Day May Break(생존의 나날)’을 열고 있는 세계적인 사진가 닉 브랜트(Nick Brandt)은 기후환경 위기를 사진의 주제로 다룬다. 그는 남아프리카 집바브웨와 케냐, 남아메리카 볼리피아, 오세아니아 피지 등의 심각한 기후 위기에 내몰린 사람들을 찍는다. 닉 브랜트 작 'The Day May Breake'. 아트스페이스 루모스 제공 전시작은.. 더보기
[중앙SUNDAY] [사진 한 잔] 어린 마후트와 코끼리 나무 위에서 쪽잠을 자는 소년, 그 곁에 코끼리가 조용히 서 있다. 거대한 몸집은 코끼리의 힘을 드러내지만, 자세와 눈길은 소년의 단잠을 지켜주는 듯 다정하기만 하다. 소년의 직업은 코끼리를 다루고 돌보는 마후트(Mahout). 수천 년 전 왕실 의식과 종교 행사, 혹은 벌목 현장에서 코끼리를 관리하던 전문직이었지만, 오늘날 마후트는 주로 구조된 코끼리를 보호구역에서 평생 돌보는 동반자의 역할을 한다.태국 치앙마이의 한 보호구역에서 이들을 담은 이는 동시대 전설적인 사진가로 불리는 스티브 맥커리다. 20세기 사진계의 모나리자로 불리며, 전 세계 시각문화의 상징이 된 초록빛 눈동자의 아프간 소녀를 담았던 그 사진가다. 어느 날 그는 아카이브를 정리하던 중 자신이 아시아와 남아메리카, 미국과 유럽 등에서 방.. 더보기
[경북일보] 아트스페이스 루모스, 이만우 사진전 '자작: 침잠의 숲' 11월 개막 강원·몽골·시베리아 등 15년간 담은 자작나무의 기록과 성찰 전시30여 점 신작·영상 공개…“자연은 곧 나를 비추는 거울” 대구사진비엔날레 10주년을 맞아 도시 전체가 사진예술로 물드는 가운데, 아트스페이스 루모스(ArtSpace LUMOS, 대구 남구 이천로 139)가 지역 사진가의 집요한 탐구를 담은 특별 전시를 선보인다.오는 11월 1일부터 16일까지 열리는 이만우 개인전 ‘자작: 침잠의 숲’은 자작나무를 향한 15년의 기록과 성찰을 집약한 자리다.이만우는 2022년 첫 개인전 이후, 강원도와 몽골, 내몽골, 시베리아 등 자작의 숲을 찾아다니며 렌즈를 들이밀었다. 기록이라기보다는 교감에 가깝다. 혹독한 기후와 고독한 기다림 속에서 붙잡은 장면은 단순한 풍경 사진이 아니라, 인간과 자연이 서로를 비.. 더보기
[중앙SUNDAY] [사진 한 잔] 발레니스크 정사각형 프레임 안에서 펼쳐지는 무대. 의자에 마주 앉은 두 인물은 마네킹 같은 얼굴, 그림으로 된 몸을 지니고 있다. 둘 사이의 균형을 흔들 듯 그사이에 고양이 한 마리가 있다. 창문 너머에는 알 수 없는 괴이한 형체가 방안을 들여다본다. 의자와 인물, 창문까지 딱 맞춰 재단한 듯 질서정연한 구도지만 그 안정감 속엔 오히려 낯선 긴장이랄까, 불안이 스멀댄다. 사진가 로저 발렌은 50여 년에 걸쳐 자신만의 독창적 미학으로 완성한 작업을 발레니스크(Ballenesque)라 부른다.뉴욕에서 태어난 발렌은 매그넘(Magnum·보도사진작가 그룹)에서 근무한 어머니 덕분에 사진예술 속에서 성장한다.하지만 1980년대 초, 인종분리와 불평등, 불안과 긴장이 여전히 뒤엉켜 있던 남아프리카공화국으로 이주하면서 사진적 .. 더보기
[매일신문] [김도훈 기자의 한 페이지] 카메라 내려놓고 전시 기획자로 20년…석재현 사진가 "사진가·기획자 간 내적 갈등…허전함 달래려 카메라 새로 장만"2006년 대구국제사진비엔날레…공동기획 계기로 전시 기획 시작튀르키예서 선보인 'ON KOREA'…해외 사진 행사 강연·리뷰어 활동"연구와 교육·작가 지원 플랫폼 대구에 전문 기관 하나 있었으면" 아프리카 케냐의 이름 모를 황무지. 중년의 한 원주민 남성이 아내로 보이는 여성의 무릎을 베고 슬픈 표정을 한 채 힘없이 누워 있다. 바로 뒤엔 거대한 코끼리 한 마리가 정면을 응시하고 서있다. 첫인상은 몽환적이고 아름답지만, 깊이 들여다볼수록 뭔가 위태로움이 느껴진다. 기후 변화로 보금자리를 잃은 난민과 서식지를 잃은 동물의 모습을 함께 담은 사진가 닉 브랜트의 작품이다. 대구 남구 이천동 사진전문갤러리 아트스페이스 루모스에선 지난 2일부터 닉 .. 더보기
[중앙SUNDAY] [사진 한 잔] 푸른 추상 저녁노을이 지나간 뒤, 깜깜한 밤이 오기 전 찾아오는 블루 아워. 파란 하늘 위를 작은 점들이 음악처럼 일렁인다. 작품 제목 ‘Murmurations(찌르레기 떼)’에서 알 수 있듯, 그 점들의 주인공은 수만 마리 찌르레기 떼가 펼치는 군무다. ‘하늘의 풍경화’와 같은 궤적을 포착한 이는 네덜란드 출신의 사진가 요하네스 보스그라다. 그는 집 근처 프리슬란트의 자연 보호구역에서 이 뜻밖의 장면과 마주했다. 마치 거대한 교향곡에 맞춰 펼쳐지는 발레처럼 느껴졌던 새들의 군무는 그렇게 그의 주요 시리즈가 되었다.그에게 사진적 뮤즈는 언제나 풍경이었다. 피아노 연주자이기도 한 그에게 풍경은 현대 클래식 음악과도 같다. “풍경을 보면 내 머릿속에 음악이 들리고, 음악을 들으면 풍경이 떠오른다.” 그에게 풍경과 음악.. 더보기
[중앙SUNDAY] [사진 한 잔] CROWDS 햇살이 뜨겁다 못해 눈이 부시다. 수영복 차림이어도, 거리낌 없이 애정을 표현해도 누구 하나 눈살을 찌푸리지 않는 곳. 무대 앞은 이미 열기와 함성으로 가득하다. 1970년대 중반부터 1990년대 후반까지 독일 라인강 기슭의 로렐라이 절벽 아래에 세워진 야외무대는 유럽 록 팬들의 성지였다. 하드록과 헤비메탈, 클래식록 등 장르를 가리지 않는 아티스트들과 그들의 음악과 에너지를 나누려는 군중이 강가의 절벽 아래로 몰려들었다.1988년 여름, 독일 쾰른을 기반으로 활동하는 사진가 볼프강 주어본은 무대 위 스포트라이트 대신 햇살과 환호 속에 뒤엉킨 관객을 응시하고 있었다. 정치·스포츠·종교·관광·오락 등 목적이 무엇이든 군중이 있는 곳이면 어디든 향했던 그는 성격이 전혀 다른 이벤트 속에서도 결국 ‘자극의 홍.. 더보기
[중앙SUNDAY] [사진 한 잔] 색맹의 섬 ‘무엇을 담을까.’ 사진가에게 작업의 방향을 정하는 일은 달뜨는 설렘과 동시에 끝없는 고민을 선사한다. 그런데 벨기에 출신의 사진가 산네 드 빌데에겐 어느 날, 그 주제가 하늘에서 뚝 떨어졌다. 유전학과 인간의 삶에 대해 작업하던 그녀가 한 라디오 방송에 출연했다. 폴리네시아의 백색증 작업을 소개하고 있었는데, 한 청취자가 연락해 왔다. 완전 색맹증을 가지고 있던 그 청취자는 ‘색맹의 섬’ 이야기를 들려줬다. 당황스럽지만 강렬한 직감, 그렇게 그녀는 예기치 않게 ‘전달받은’ 프로젝트에 돌입하게 된다.색맹의 섬은 태평양 한가운데 미크로네시아 연방의 조그만 섬, 핀지랩이다. 최고의 과학 논픽션으로 꼽히는 올리버 색스의 『색맹의 섬』에서도 언급됐듯 1775년 이 섬 일대를 덮친 태풍으로 전체 인구의 90%가 .. 더보기
[경북일보] 대구서 만나는 다큐멘터리 사진의 힘…‘2025 온빛사진상’ 수상작 전시 대구 아트스페이스 루모스서 8월 9일까지이민·지뢰지대·미군기지·다문화 현실 조명다큐멘터리 사진의 사회적 가치를 재조명하는 ‘2025 온빛사진상 수상작 사진전’이 대구 아트스페이스 루모스(대구 남구 이천로 139)에서 개막해 오는 8월 9일까지 열린다.14회를 맞은 온빛사진상은 2009년 제정 이래 39명의 사진가를 발굴해온 국내 대표적인 다큐멘터리 사진상이다. 올해도 예술성과 사회성을 겸비한 4명의 수상자가 선정돼 국내 다큐멘터리 사진계의 현재를 보여주고 있다.지난 26일 오후 3시 ‘아티스트 토크’에서는 이번 기획전에 참여한 다큐멘터리 사진 작가들을 초청해, 작품이 담고 있는 시대적 맥락과 촬영 당시의 현장 이야기를 직접 듣는 시간으로 꾸며졌다. 아티스트 토크는 단순한 전시 관람을 넘어, 다큐멘터리 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