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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SUNDAY] [사진 한 잔] 어린 마후트와 코끼리 나무 위에서 쪽잠을 자는 소년, 그 곁에 코끼리가 조용히 서 있다. 거대한 몸집은 코끼리의 힘을 드러내지만, 자세와 눈길은 소년의 단잠을 지켜주는 듯 다정하기만 하다. 소년의 직업은 코끼리를 다루고 돌보는 마후트(Mahout). 수천 년 전 왕실 의식과 종교 행사, 혹은 벌목 현장에서 코끼리를 관리하던 전문직이었지만, 오늘날 마후트는 주로 구조된 코끼리를 보호구역에서 평생 돌보는 동반자의 역할을 한다.태국 치앙마이의 한 보호구역에서 이들을 담은 이는 동시대 전설적인 사진가로 불리는 스티브 맥커리다. 20세기 사진계의 모나리자로 불리며, 전 세계 시각문화의 상징이 된 초록빛 눈동자의 아프간 소녀를 담았던 그 사진가다. 어느 날 그는 아카이브를 정리하던 중 자신이 아시아와 남아메리카, 미국과 유럽 등에서 방.. 더보기
[경북일보] 아트스페이스 루모스, 이만우 사진전 '자작: 침잠의 숲' 11월 개막 강원·몽골·시베리아 등 15년간 담은 자작나무의 기록과 성찰 전시30여 점 신작·영상 공개…“자연은 곧 나를 비추는 거울” 대구사진비엔날레 10주년을 맞아 도시 전체가 사진예술로 물드는 가운데, 아트스페이스 루모스(ArtSpace LUMOS, 대구 남구 이천로 139)가 지역 사진가의 집요한 탐구를 담은 특별 전시를 선보인다.오는 11월 1일부터 16일까지 열리는 이만우 개인전 ‘자작: 침잠의 숲’은 자작나무를 향한 15년의 기록과 성찰을 집약한 자리다.이만우는 2022년 첫 개인전 이후, 강원도와 몽골, 내몽골, 시베리아 등 자작의 숲을 찾아다니며 렌즈를 들이밀었다. 기록이라기보다는 교감에 가깝다. 혹독한 기후와 고독한 기다림 속에서 붙잡은 장면은 단순한 풍경 사진이 아니라, 인간과 자연이 서로를 비.. 더보기
[중앙SUNDAY] [사진 한 잔] 발레니스크 정사각형 프레임 안에서 펼쳐지는 무대. 의자에 마주 앉은 두 인물은 마네킹 같은 얼굴, 그림으로 된 몸을 지니고 있다. 둘 사이의 균형을 흔들 듯 그사이에 고양이 한 마리가 있다. 창문 너머에는 알 수 없는 괴이한 형체가 방안을 들여다본다. 의자와 인물, 창문까지 딱 맞춰 재단한 듯 질서정연한 구도지만 그 안정감 속엔 오히려 낯선 긴장이랄까, 불안이 스멀댄다. 사진가 로저 발렌은 50여 년에 걸쳐 자신만의 독창적 미학으로 완성한 작업을 발레니스크(Ballenesque)라 부른다.뉴욕에서 태어난 발렌은 매그넘(Magnum·보도사진작가 그룹)에서 근무한 어머니 덕분에 사진예술 속에서 성장한다.하지만 1980년대 초, 인종분리와 불평등, 불안과 긴장이 여전히 뒤엉켜 있던 남아프리카공화국으로 이주하면서 사진적 .. 더보기
2025 수성아트피아 기획전 Ⅲ Roger Ballen MINDSCAPE “예술가들에게 영감을 주는 사진가” 로저 발렌 Roger Ballen 국내 첫 개인전 내면의 심연을 탐험하는 사진예술의 거장, 로저 발렌의 대규모 개인전 가 대구에서 열립니다.수성아트피아의 3번째 기획전으로 준비된 이번 전시는 국내 최대 사진 축제인 대구사진비엔날레와 나란히 펼쳐지며 사진의 메카, 대구를 빛낼 예정입니다.9월 4일부터 국내에서 처음 선보이는 신작 Spirits and Spaces(영혼의 무대)를 포함, 총 4개의 시리즈를 감상하실 수 있는 기회입니다. 이번 전시는 수성아트피아와 협업으로 기획할 수 있었고, 열린 마음으로 기회를 마련해주신 박동용 관장님께 깊은 감사를 드립니다. 또한 기획 전반에서 든든히 지원해주신 강두용 부장님, 열정적으로 협업해주신 김채윤 과장님, 그리고 모든 스탭 분들.. 더보기
[매일신문] [김도훈 기자의 한 페이지] 카메라 내려놓고 전시 기획자로 20년…석재현 사진가 "사진가·기획자 간 내적 갈등…허전함 달래려 카메라 새로 장만"2006년 대구국제사진비엔날레…공동기획 계기로 전시 기획 시작튀르키예서 선보인 'ON KOREA'…해외 사진 행사 강연·리뷰어 활동"연구와 교육·작가 지원 플랫폼 대구에 전문 기관 하나 있었으면" 아프리카 케냐의 이름 모를 황무지. 중년의 한 원주민 남성이 아내로 보이는 여성의 무릎을 베고 슬픈 표정을 한 채 힘없이 누워 있다. 바로 뒤엔 거대한 코끼리 한 마리가 정면을 응시하고 서있다. 첫인상은 몽환적이고 아름답지만, 깊이 들여다볼수록 뭔가 위태로움이 느껴진다. 기후 변화로 보금자리를 잃은 난민과 서식지를 잃은 동물의 모습을 함께 담은 사진가 닉 브랜트의 작품이다. 대구 남구 이천동 사진전문갤러리 아트스페이스 루모스에선 지난 2일부터 닉 .. 더보기
[중앙SUNDAY] [사진 한 잔] 푸른 추상 저녁노을이 지나간 뒤, 깜깜한 밤이 오기 전 찾아오는 블루 아워. 파란 하늘 위를 작은 점들이 음악처럼 일렁인다. 작품 제목 ‘Murmurations(찌르레기 떼)’에서 알 수 있듯, 그 점들의 주인공은 수만 마리 찌르레기 떼가 펼치는 군무다. ‘하늘의 풍경화’와 같은 궤적을 포착한 이는 네덜란드 출신의 사진가 요하네스 보스그라다. 그는 집 근처 프리슬란트의 자연 보호구역에서 이 뜻밖의 장면과 마주했다. 마치 거대한 교향곡에 맞춰 펼쳐지는 발레처럼 느껴졌던 새들의 군무는 그렇게 그의 주요 시리즈가 되었다.그에게 사진적 뮤즈는 언제나 풍경이었다. 피아노 연주자이기도 한 그에게 풍경은 현대 클래식 음악과도 같다. “풍경을 보면 내 머릿속에 음악이 들리고, 음악을 들으면 풍경이 떠오른다.” 그에게 풍경과 음악.. 더보기
[중앙SUNDAY] [사진 한 잔] CROWDS 햇살이 뜨겁다 못해 눈이 부시다. 수영복 차림이어도, 거리낌 없이 애정을 표현해도 누구 하나 눈살을 찌푸리지 않는 곳. 무대 앞은 이미 열기와 함성으로 가득하다. 1970년대 중반부터 1990년대 후반까지 독일 라인강 기슭의 로렐라이 절벽 아래에 세워진 야외무대는 유럽 록 팬들의 성지였다. 하드록과 헤비메탈, 클래식록 등 장르를 가리지 않는 아티스트들과 그들의 음악과 에너지를 나누려는 군중이 강가의 절벽 아래로 몰려들었다.1988년 여름, 독일 쾰른을 기반으로 활동하는 사진가 볼프강 주어본은 무대 위 스포트라이트 대신 햇살과 환호 속에 뒤엉킨 관객을 응시하고 있었다. 정치·스포츠·종교·관광·오락 등 목적이 무엇이든 군중이 있는 곳이면 어디든 향했던 그는 성격이 전혀 다른 이벤트 속에서도 결국 ‘자극의 홍.. 더보기
갤러리 곡신 김중만 사진전 [Can You Hear the Wind Blow] ○개요전시작가 : 김중만전시제목 : 전시일정 : 2025년 8월 19일 - 2025년 12월 21일전시장소 : 사유원 갤러리 곡신 & 몽몽차방 ○전시소개사유원은 팔공산 자락 70만㎡ 대지 위에 자리한 풍류의 산수이며, 사색의 공간이다. 바람과 절기가 머무는 능선, 세월을 견딘 고목들, 세계적인 예술가들이 펼친 건축적 장면들이 조화를 이루는 이곳은, 걷는 이로 하여금 자신의 내면을 비추게 한다. 그런 사유원의 자연성과 미학을 담아내기 위해 조성된 전시 공간 ‘갤러리 곡신’과 ‘몽몽차방’에서 섬세한 흑백의 결을 보여준 민병헌 사진전 에 이어 두 번째 사진 전시로 故김중만 작가의 개인전 를 2025년 8월 19일부터 12월 21일까지 개최한다. 故김중만은 수십 년간 한국 사진예술의 다양한 스펙트럼을 개척해 온.. 더보기
갤러리 곡신 민병헌 사진전 [The Contemplation in Gray] ○개요전시작가 : 민병헌전시제목 : 전시일정 : 2025년 5월 3일 - 2025년 7월 27일전시장소 : 사유원 갤러리 곡신 ○전시소개사유원은 팔공산 자락 70만㎡ 대지 위에 자리한 풍류의 산수이며, 사색의 공간으로 이곳은 바람과 절기가 머무는 능선, 세월을 견딘 고목들과 세계적인 예술가들이 개입한 건축적 장면들이 조화를 이루며, 걷는 이로 하여금 본래의 자신을 되돌아보게 만든다. 사유원의 깊은 자연성과 미학을 담아내기 위한 새로운 전시 공간 ‘갤러리 곡신’이 2025년 4월 개관하며, 그 첫 사진 전시로 한국 현대 사진의 중요한 궤적을 그려온 민병헌 작가의 개인전 가 2025년 5월 3일부터 7월 27일까지 열린다. 민병헌은 지난 40년 이상의 긴 세월 동안 한국 현대 사진예술의 미학적 확장을 이끌어.. 더보기
[중앙SUNDAY] [사진 한 잔] 색맹의 섬 ‘무엇을 담을까.’ 사진가에게 작업의 방향을 정하는 일은 달뜨는 설렘과 동시에 끝없는 고민을 선사한다. 그런데 벨기에 출신의 사진가 산네 드 빌데에겐 어느 날, 그 주제가 하늘에서 뚝 떨어졌다. 유전학과 인간의 삶에 대해 작업하던 그녀가 한 라디오 방송에 출연했다. 폴리네시아의 백색증 작업을 소개하고 있었는데, 한 청취자가 연락해 왔다. 완전 색맹증을 가지고 있던 그 청취자는 ‘색맹의 섬’ 이야기를 들려줬다. 당황스럽지만 강렬한 직감, 그렇게 그녀는 예기치 않게 ‘전달받은’ 프로젝트에 돌입하게 된다.색맹의 섬은 태평양 한가운데 미크로네시아 연방의 조그만 섬, 핀지랩이다. 최고의 과학 논픽션으로 꼽히는 올리버 색스의 『색맹의 섬』에서도 언급됐듯 1775년 이 섬 일대를 덮친 태풍으로 전체 인구의 90%가 .. 더보기
[경북일보] 대구서 만나는 다큐멘터리 사진의 힘…‘2025 온빛사진상’ 수상작 전시 대구 아트스페이스 루모스서 8월 9일까지이민·지뢰지대·미군기지·다문화 현실 조명다큐멘터리 사진의 사회적 가치를 재조명하는 ‘2025 온빛사진상 수상작 사진전’이 대구 아트스페이스 루모스(대구 남구 이천로 139)에서 개막해 오는 8월 9일까지 열린다.14회를 맞은 온빛사진상은 2009년 제정 이래 39명의 사진가를 발굴해온 국내 대표적인 다큐멘터리 사진상이다. 올해도 예술성과 사회성을 겸비한 4명의 수상자가 선정돼 국내 다큐멘터리 사진계의 현재를 보여주고 있다.지난 26일 오후 3시 ‘아티스트 토크’에서는 이번 기획전에 참여한 다큐멘터리 사진 작가들을 초청해, 작품이 담고 있는 시대적 맥락과 촬영 당시의 현장 이야기를 직접 듣는 시간으로 꾸며졌다. 아티스트 토크는 단순한 전시 관람을 넘어, 다큐멘터리 사.. 더보기
Nick Brandt [The Day May Break 생존의 나날] 사진을 사랑하는 모든 이들의 공간 아트스페이스 루모스에서 다가오는 전시를 안내드립니다.○개요전시작가 : Nick Brandt전시제목 : 전시일정 : 2025년 9월 2일(화) - 2025년 10월 25일(토)전시장소 : 아트스페이스 루모스(대구 남구 이천로 139, 5층) ○전시소개전국의 ‘사진적 관심’이 대구에 집중되는 2025년 9월, 대구의 사진전문갤러리 아트스페이스 루모스에서는 기후환경위기를 다루는 세계적인 사진가 닉 브랜트 Nick Brandt 사진전 를 선보인다. 지난 20여년간 인간의 개발로 파괴되어가는 아프리카 자연과 아생동물을 기록하며 강렬한 메시지를 전달해온 작가 닉 브랜트의 시선은 점차 확장되어가며 기후변화로 인해 삶의 터전을 잃고 있는 생명체들의 공동 운명을 포착하고 있다. 대구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