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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신문] [전시속으로] 흑백으로 드러낸, 형태 본연의 아름다움 주재범 사진전 '존재의 형태'3월 28일까지 아트스페이스 루모스흰색 삼합지 위를 유려한 곡선들이 채웠다. 먹의 농담과 강약 조절이 뛰어난 수묵화 같지만, 모두 사진이다. 피사체는 꽃과 나뭇가지 등 식물들. 대구 출신의 주재범 작가는 우리가 쉽게 지나치거나 공들여 바라보지 않는 생명의 또 다른 모습을 포착한다.작업의 출발은 자신의 삶과 늘 가까이 있던 존재로부터였다. "항상 집에 꽃이 있을 정도로 꽃을 좋아해요. 하지만 아름다움이 영원하진 않죠. 시들면 버리고 다시 싱싱한 꽃을 사곤 하다가, 제가 50세 되던 해에 갑자기 다른 생각이 들었습니다. 일주일 간 행복하게 지켜보다가 하루 아침에 쓰레기로 취급하고 버리는 행동이 마치 그 하나의 생명을 배반하는 듯, 너무 무례하다는 느낌이 스스로에게 들었죠." 나도.. 더보기
[영남일보][석재현의 사진 귀 기울이기] 바람아 불어라! 전국노래자랑 모두가 평범한 서민들이다. 그런데 단 하루, 단 몇 분만큼은 판타지 속 주인공이 된다. 10대 소년 소녀부터 80대 할머니, 할아버지까지. 월남치마도, 반짝이 재킷도, 빨주노초파남보 총천연색 의상도 그곳에서는 전혀 과하지 않다. 과장된 제스처와 표정, 약간은 어설픈 안무가 오히려 매력이 되는 곳, 바로 전국노래자랑이다. 1980년 첫 방송을 시작한 대한민국 최장수 공개방송 프로그램은 세대를 아우르는 축제의 현장이다. 요즘의 여느 오디션 프로그램이라면 통편집 대상이겠지만, 그곳에서는 '딩동댕~' 대신 '땡~'을 받아도 끼 있는 출연자들은 박수갈채를 받을 수 있다. 느긋하게 일어난 일요일 아침, 빰 빠빰빠 빰 빠~ 전국노래자랑의 멜로디는 한국의 거의 모든 가정을 점령했었다. 기네스북에 등재된 최고령 MC였던.. 더보기
[중앙SUNDAY] [사진 한 잔] 타인의 시선 카메라를 향해 해맑게 웃는 여성. 그녀를 스쳐 지나가는 사람들의 시선은 제각각이다. 무표정과 냉소, 설명하기 어려운 조롱의 기색. 그녀가 입은 티셔츠에는 ‘BLONDIE(블론디)’ 글자와 함께 매력적인 금발 여성이 프린트되어 있다. 우리가 흔히 떠올리는 ‘이상적인 금발 여성’의 이미지와 ‘현실의 여성’이 한 화면 안에 겹쳐진다. 이 사진은 하나의 선언처럼 다가온다. “나는 블론디 티셔츠를 입고 있지만, 너희가 생각하는 블론디는 아니다.”사진 속 여성은 작가 자신이다. 헤일리 모리스-카피에로. 타인의 시선과 사회적 인식을 탐구하는 ‘Wait Watchers’ 작업으로 알려진 미국의 사진작가다. 한때 그녀는 자기 체벌에 가까운 다이어트와 과도한 운동으로 스스로를 몰아붙이기도 했지만, 갑상샘저하증으로 운동량을.. 더보기
2026 금정문화회관 금샘미술관 기획전시 [지구 앞에 서다 _ 위태로운 경계에서] “우리는 지금, 어떤 풍경 앞에 서 있는가” 기후위기라는 거대한 현실 앞에서, 인간과 자연의 관계를 다시 묻는 전시 《지구 앞에 서다 _ 위태로운 경계에서》가 금정문화회관 금샘미술관에서 열립니다. 금정산 국립공원 지정이라는 지역적 계기를 출발점으로, 이번 전시는 우리가 살아가는 이 땅의 자연과 지구적 환경 문제를 하나의 시선 안에서 마주하게 합니다. 빙하가 녹고, 바다가 차오르고, 삶의 터전이 사라지는 지금. 이 전시는 그러한 변화의 장면들을 단순한 기록이 아닌, 감각과 사유를 불러일으키는 이미지로 펼쳐냅니다. 크리스 조던, 라그나르 악셀손, 마르코 가이오티, 닉 브란트는 각기 다른 방식으로 오늘의 지구를 응시하며, 사라져가는 세계의 흔적과 그 안에 남아 있는 아름다움을 동시에 보여줍니다. 이들의 사진은.. 더보기
나현철 [무경계 속 속삭임 Whispers in the Boundless] 사진을 사랑하는 모든 이들의 공간 아트스페이스 루모스에서 다가오는 전시를 안내드립니다. 한국사진콘텐츠연구소와 아트스페이스 루모스가 주최·주관하는 세 번째 지역작가 시리즈, 나현철 사진전 이 2026년 4월 1일부터 30일까지 개최됩니다. 나현철 작가의 11번째 개인전인 본 전시는 꿈의 작동 방식에서 출발해, 일상에서 수집된 이미지들이 새로운 맥락 속에서 다시 연결되는 과정을 사진으로 탐구한 과정을 담고 있습니다. 작가는 우리가 인식하지 못한 채 지나쳐 온 일상의 장면과 사소한 대상들을 기록하며, 서로 직접적인 관계 없이 병치되는 순간에 형성되는 새로운 감각과 의미의 가능성에 주목합니다. 서로 다른 시간과 장소에서 포착된 장면들은 명확한 서사 없이 배열되며 새로운 관계를 형성하고, 익숙한 사물과 풍경은 낯.. 더보기
[경북일보] 사라짐 이후 드러나는 존재, 주재범 사진전 ‘존재의 형태’ 시든 식물의 형상으로 생과 사의 경계 포착21일부터 3월 28일까지 아트스페이스 루모스▲ 주재범 사진전 ‘존재의 형태 Shape of Being’ 포스터라틴어로 ‘빛’을 뜻하는 LUMEN에서 이름을 가져온 대구 사진전문갤러리 아트스페이스 루모스가 2026년 첫 기획전으로 주재범 개인전 ‘존재의 형태 Shape of Being’을 개최한다. 전시는 2월 21일부터 3월 28일까지 진행되며, 오프닝은 2월 21일 오후 5시다.이번 전시는 생명이 소멸한 이후 식물에 남는 형상을 통해 ‘존재’가 어떻게 감각될 수 있는지를 사진 매체로 탐구한다. 시들어 생기를 다한 가지와 꽃, 꽃잎을 촬영한 흑백 이미지들은 사라짐의 과정 속에서 스스로 생성되는 형태와 리듬을 기록한다.▲ 주재범 작품△소멸 직전, 가장 선명해지는 .. 더보기
[대구일보] 주재범 사진전 ‘존재의 형태'…"수묵화 같은 생과 사의 그 경계, 찰나의 순간" 2월21일~3월28일, 대구 아트스페이스 루모스주재범 작, ‘_존재의 형태’. 아트스페이스 루모스 제공 ‘삶과 죽음’은 태고 이래 인간에게 던져진 철학적 화두이다. 정답이 어떻든간에 영원이라는 시간 범주에서 보면 구분없는 하나이면서도 또 둘이다. 그 두 단어들 사이에 있는 경계라는 것 역시 있는 듯, 없는 듯하다. 그래서 순간이고 찰나이다. 사진작가 주재범은 바로 이 생명과 죽음의 경계야말로 존재를 가장 잘 드러내는 순간이라고 말한다. 시들어 생명을 다한 식물의 가지와 꽃, 꽃잎을 촬영하며, 사라짐의 과정 속에서 스스로 생성되는 고유한 형태와 리듬에 주목하고 있다. 주재범 작, ‘_존재의 형태’. 아트스페이스 루모스 제공 생명이 소멸한 이후에 드러나는 식물의 형상을 통해, 존재가 어떻게 감각될 수 있는지.. 더보기
[중앙SUNDAY] [사진 한 잔] 흔적 밤이다. 숲 가운데 나무 한 그루가 서 있다. 초록 잎은 사라졌고, 빽빽하게 자란 가지들이 또렷하게 형체를 드러냈다. 조명을 받아 드러난 나무의 모습은 지나온 시간을 말해 준다. 산불이 지나간 자리, 뜨거운 화염을 고스란히 받아 낸 나무다. 집어삼킬 듯 달려들던 붉은 화염도, 앞을 분간할 수 없을 만큼 자욱하던 검은 연기도 사라졌건만, 나무는 그 시간을 온몸에 새긴 채 그 자리에 서 있다. 불이 거기에 있었다는 흔적, 인덱스(index)를 간직한 채.하리 팰비란타(Harri Palviranta)는 핀란드 헬싱키를 기반으로 활동하는 시각 예술가이자 사진 연구자다. 그는 지난 몇 년간 거주지 인근에서 발생한 대형 산불의 흔적을 ‘Burn Index’ 시리즈로 기록했다. 산업이 발전하면서 인간은 불을 보다 효.. 더보기
[대구신문] [전시 따라잡기] 사진작가 배진희 개인전…아트스페이스 루모스 11일까지 ‘10년 전과 후’…초점은 그 사이에 흐른 시간런던 유학 때 “10년 후 다시 찍자”10년 후 친구 ‘전·후 초상화’ 완성비교 아닌 사진 속 공백 상상하게함께 걸린 지도는 관객을 여행자로관객은 친구를 ‘나와 비슷한 누구’사진은 ‘붙잡기’ 아닌 ‘연결 도구’ 배진희 작가가 아트스페이스 루모스에 전시된 사진 작품 앞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황인옥 기자 공간 입구에 새겨진 공항의 입구를 알리는 표식을 밟고 전시장에 들어서면, 시간차를 두고 촬영한 동일한 인물사진이 병치돼 있고, 세계 지도와 이메일을 통해 주고받은 문자들도 걸려있다. 아트스페이스 루모스에서 ‘The Decade : The map that leads to us(10년: 우리에게 이르는 지도)전을 열고 있는 사진작가 배진희의 작품들이다. 그의 사.. 더보기
[영남일보] 아트스페이스 루모스, 배진희 사진전 ‘The Decade : The map that leads to us’ 개최 영국 런던 셰어하우스서 기록한 청춘의 한때공항 콘셉트로 연출된 사진 속 기억들의 모습드라마틱한 삶의 궤적, 그리고 계속되는 이야기배진희 'you are not here' 대구지역 사진 전문 갤러리 아트스페이스 루모스는 오는 2월11일까지 배진희 작가 사진전 'The Decade : The map that leads to us'를 개최한다.이번 전시는 배 작가가 2005년 영국 런던 유학 시절 만났던 하우스메이트들의 모습을 10년 주기로 기록해 온 장기 프로젝트의 결과물이다.작업은 20여 년 전 런던의 한 3층 주택에서 시작됐다. 당시 배 작가는 방 7개가 있는 셰어하우스에서 다양한 국적의 청춘들과 함께 살았다. 유학생, 노동자 등 각자 다른 목적으로 런던에 모였지만, 모두 불투명한 미래를 고민하던 시기였.. 더보기
[중앙SUNDAY] [사진 한 잔] 우크라이나, 로만을 기억하다 손에 횃불을 든 사람들. 타오르는 불꽃은 어둠을 밀어 올리고, 하늘을 뒤덮는 자욱한 연기 사이로 구호가 울려 퍼진다. “영웅은 죽지 않는다.” 2022년 6월 24일. 우크라이나 키이우의 독립광장에 수천 명의 사람들이 모였다. 종탑의 종소리가 울려 퍼지는 가운데, 우크라이나 국기가 덮인 관 앞에서 사람들은 무거운 침묵으로 존경을 표했다. 스물네 살의 한 청년이 러시아와의 전쟁터에서 생을 마감했다. 정보 사령부 일원으로 전투에 참여했던 청년의 이름은 로만 라투슈니(Roman Ratushnyi). 언론인이자 사회운동가였던 그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에서 파괴하려는 모든 가치를 상징하는 인물이었다.이 장면을 기록한 사람은 오랫동안 분쟁과 재해 현장을 취재해 온 포토저널리스트 폴라 브론스타인이다. 그녀는 아프가니스.. 더보기
[영남일보] [석재현의 사진 귀 기울이기] 필름에 찰나의 빛을 쌓다 사람들의 고개가 연신 갸웃댄다. 그림인가 사진인가, 낮인가 밤인가, 현실인가 가상인가. 작품의 장르도 시간도 촬영된 공간도, 아름다운 빛의 정체도 작가의 이야기를 듣지 않고서는 쉽게 풀리지 않는다. 워낙 신비하고 오묘하며 아름답고 특별한 작업이라 사진가 이정록은 국내는 물론 해외에서도 잘 알려져 있다. 간혹 사람들은 그의 작품을 두고 분명 디지털 후작업을 했을 것이라 확신한다. 충분히 그럴 만하다. 빛으로 숲 너머 신화의 세계를 열고, 빛나는 나비가 산티아고 순례길을 채우고, 신이 빚은 땅 아이슬란드를 밝히고, 시련을 이겨낸 식물의 향기를 빛으로 그려내니 말이다. 하지만 결론은 디지털 작업이 아니다. 이탈리아 장인이 한 땀 한 땀 공예품을 만들 듯, 작가는 어둠 속에서 찰나의 빛을 하나하나 밝혀간다. 그..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