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가 최근희의 '13년의 밤'展이 아트스페이스 루모스(대구 남구 이천로 139, 5층)에서 12월4일까지 열린다.
경일대 조형대학 사진영상학과 및 동대학 대학원을 졸업한 작가는 대구를 기반으로 활동하고 있다. 이번 '13년의 밤' 전시에서는 어느 날 작가가 일회용 커피 컵에 남은 찌꺼기를 보고 영감을 받아 시작한 'C.T.(Coffee trace) 작업'을 선보인다.
이번 작업은 이런저런 시행착오를 거치면서 다양한 방법을 연구하고 숙련도를 높인 끝에 만들어낸 결과물이다. 전시 타이틀처럼 작가는 이 시리즈를 선보이기까지 10여년 가량의 테스트 시간을 거쳤다고 한다.
일회용 커피컵에 수분이 마르고 새겨진 흔적은 매번 다르다. 이번 작업은 작가가 컵 바닥면을 카메라 대신 정밀한 스캐너로 찍은 뒤 컴퓨터 프로그램으로 보정 과정을 거친 것이다. 스캐닝 이미지는 반전 효과를 통해 새로운 이미지가 도출됐다. 황갈색의 톤이 푸른 빛을 띄는, 마치 그 모습은 마치 은하계 별과 그것들 사이에 퍼진 먼지가 비친 성간운처럼 푸르게 빛나는 형상과 닮아 있다.
작가는 작가노트를 통해 "터키인들은 커피를 다 마신 후 바닥에 남은 흔적을 통해 그날의 운을 점친다고 한다. 그 흔적이 나에게는 원이미지(Original Iamge)를 넘어 반전된 이미지, 또한 우주와 관련된 여러 이미지들이 생각났었다"면서 "카메라를 사용하지 않은 작업이지만, 초기 단계에서 컵 바닥을 사각 포맷으로 크롭해 진행하는 작업은 렌즈를 통해 들어온 이미지가 촬상 소자에 기록되는 사진의 광학 원리와 유사하다"고 전했다. 이어 "보는 것에서 벗어나, '들여다보는'이라는 이번 작업을 통해 '나'를 끊임없이 들여다보고 감정을 작품에 투영해 보고자 시도했다"고 덧붙였다. 작가가 오랜 인고를 거쳐 선보이는 이번 전시는 단순히 우주를 닮은 이미지를 넘어 작가가 만든 세계, 그의 내면을 함께 들여다볼 수 있는 자리다.
박주희기자 jh@yeongnam.com
영남일보 2022.11.28 제2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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