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트스페이스 루모스서 6일까지

"자작나무는 화선지 같았어요. 나무는 생명이 시작한 그 자리에서 성장하고 살아가다 또 죽음을 맞이하잖아요. 자작나무에는 이 생명이 살아온 삶의 흔적이 고스란히 담겨 있더라고요."
줄곧 소나무를 찍어오던 작가는 2012년 봄 강원도 오봉산에서 우연히 자작나무와 마주한다. 자작나무가 뿜어내는 순백의 아름다움에 감전돼 오랜 시간 멈춰 지켜봤다. 자작과의 첫 만남이었다. 이날 이후 작가는 소나무 촬영을 접고, 한국은 물론이고 러시아 시베리아, 중국 내몽골, 난징 등을 10여 년간 수백 번도 넘게 오가며 자작나무에 취해 자작나무가 들려주는 이야기를 카메라에 포착하고 있다.
이만우 사진가의 '자작'展이 대구 아트스페이스 루모스에서 6일까지 열린다. 작가가 10여 년간 자작나무를 통해 느낀 바를 사진예술로 구현한 작품 20여 점과 작업 과정을 담은 영상이 함께 전시된다. 내몽골에서 폭풍을 피하지 못하는 '자작나무 가족'을 보고는 발걸음을 멈추고 이들과 함께 마치 나무가 돼 한참을 기다렸다가 셔터를 누른 사진은 무척 인상적이다. 다중촬영으로 포착한 회화 같은 자작나무 사진도 강렬하다.
자작나무라는 존재의 삶과 죽음의 흔적이 아로새겨져 있는 그 자리. 작가는 그곳에서부터 '그 자리에 있을 때, 마주하는 자작나무의 흔적'을 탐구하기 시작했다. 하얀 나무껍질에 새겨진 자작나무의 희로애락을 마치 자신이 겪었던 일로 공감하며 자작자작 바람결에, 밝고 어두운 빛 속에서 자작나무의 그 모습 그대로를 감성을 담아 촬영하고 있다. 자작나무의 사실적 표현과 함께 빛을 이용한 회화적 표현을 위해 전념하고 있는 것.
작가는 "빛의 흐름, 바람에 흔들린 흔적, 색온도를 이용해 작품을 완성한다"면서 "자연의 색 그대로 표현하고 싶어 편집도 최소화한다"고 말했다. 자작나무라는 생명과 오롯이 교감하고 그 생명의 아우라를 전하고픈 작가의 의도가 담겨 있다.
그런데 어떻게 이 같은 자작나무의 모습을 묘하게 포착하는 것일까.
작가는 "막연히 자작나무를 찾아다니다가 이들의 모습이 나를 멈추게 한 것"이라고 했다.
자작나무의 고통과 처연함, 기쁨을 밀도 있게 촘촘히 지켜보고 빛의 입자를 감지해 셔터를 누른다.
"빛이 포인트예요. 자작나무에 아기 피부 같은 빛이 포근히 스며들 때도 있고, 노년의 묵직한 빛이 내려앉을 때도 있어요. 나무로부터 느껴지는 존재와 흔적을 감성적으로 잘 전달해주는 순간을 포착하려고 합니다. 빛이 반사돼 단풍 같은 자작나무를 카메라에 담기도 하고, 물안개에 눈꽃 같은 자작나무가 포착되기도 합니다."
그러다 보니 기다림은 필수다. 눈보라를 맞으며 몇 시간을 나무처럼 서 있기도 했고, 돌풍에 쓰러진 자작나무를 촬영하기 위해 일주일을 기다리기도 했다.
작가는 "혹한의 추위와 거친 바람을 맞으며 살아가는 자작나무들의 모습은 인간의 삶과 별반 다르지 않다고 느꼈다"면서 "이번 전시를 통해 저의 걸음을 멈추게 한 자작나무들이 말하는 감동을 함께 나누고자 한다"고 했다.
줄곧 소나무를 찍어오던 작가는 2012년 봄 강원도 오봉산에서 우연히 자작나무와 마주한다. 자작나무가 뿜어내는 순백의 아름다움에 감전돼 오랜 시간 멈춰 지켜봤다. 자작과의 첫 만남이었다. 이날 이후 작가는 소나무 촬영을 접고, 한국은 물론이고 러시아 시베리아, 중국 내몽골, 난징 등을 10여 년간 수백 번도 넘게 오가며 자작나무에 취해 자작나무가 들려주는 이야기를 카메라에 포착하고 있다.
이만우 사진가의 '자작'展이 대구 아트스페이스 루모스에서 6일까지 열린다. 작가가 10여 년간 자작나무를 통해 느낀 바를 사진예술로 구현한 작품 20여 점과 작업 과정을 담은 영상이 함께 전시된다. 내몽골에서 폭풍을 피하지 못하는 '자작나무 가족'을 보고는 발걸음을 멈추고 이들과 함께 마치 나무가 돼 한참을 기다렸다가 셔터를 누른 사진은 무척 인상적이다. 다중촬영으로 포착한 회화 같은 자작나무 사진도 강렬하다.
자작나무라는 존재의 삶과 죽음의 흔적이 아로새겨져 있는 그 자리. 작가는 그곳에서부터 '그 자리에 있을 때, 마주하는 자작나무의 흔적'을 탐구하기 시작했다. 하얀 나무껍질에 새겨진 자작나무의 희로애락을 마치 자신이 겪었던 일로 공감하며 자작자작 바람결에, 밝고 어두운 빛 속에서 자작나무의 그 모습 그대로를 감성을 담아 촬영하고 있다. 자작나무의 사실적 표현과 함께 빛을 이용한 회화적 표현을 위해 전념하고 있는 것.
작가는 "빛의 흐름, 바람에 흔들린 흔적, 색온도를 이용해 작품을 완성한다"면서 "자연의 색 그대로 표현하고 싶어 편집도 최소화한다"고 말했다. 자작나무라는 생명과 오롯이 교감하고 그 생명의 아우라를 전하고픈 작가의 의도가 담겨 있다.
그런데 어떻게 이 같은 자작나무의 모습을 묘하게 포착하는 것일까.
작가는 "막연히 자작나무를 찾아다니다가 이들의 모습이 나를 멈추게 한 것"이라고 했다.
자작나무의 고통과 처연함, 기쁨을 밀도 있게 촘촘히 지켜보고 빛의 입자를 감지해 셔터를 누른다.
"빛이 포인트예요. 자작나무에 아기 피부 같은 빛이 포근히 스며들 때도 있고, 노년의 묵직한 빛이 내려앉을 때도 있어요. 나무로부터 느껴지는 존재와 흔적을 감성적으로 잘 전달해주는 순간을 포착하려고 합니다. 빛이 반사돼 단풍 같은 자작나무를 카메라에 담기도 하고, 물안개에 눈꽃 같은 자작나무가 포착되기도 합니다."
그러다 보니 기다림은 필수다. 눈보라를 맞으며 몇 시간을 나무처럼 서 있기도 했고, 돌풍에 쓰러진 자작나무를 촬영하기 위해 일주일을 기다리기도 했다.
작가는 "혹한의 추위와 거친 바람을 맞으며 살아가는 자작나무들의 모습은 인간의 삶과 별반 다르지 않다고 느꼈다"면서 "이번 전시를 통해 저의 걸음을 멈추게 한 자작나무들이 말하는 감동을 함께 나누고자 한다"고 했다.
박주희기자 jh@yeongnam.com
영남일보 2022.11.02 제1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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