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29일 대구 아트스페이스 루모스

경주에서 활동하고 있는 이순희 사진가가 고대부터 마을의 수호신 역할을 하고 있는 당산나무를 사진으로 담아낸 전시회가 주목을 받고 있다.
올해의 마지막 아트스페이스 루모스 전시로 이순희 사진가의 ‘생명의 나무 -보이지 않는 존재’전시가 12월 10일부터 29일까지 아트스페이스 루모스(대구 남구 이천로 139, 5층)에서 진행될 예정이다.
이순희 사진가는 경일대학교 사진영상학과를 졸업하고 동대학교 대학원 박사과정을 수료했으며, 현재 경주에 거주하며 활발한 작업을 이어오고 있는 사진가이다.
이번 전시는 당산나무, 고목 등 나무를 담아낸 작품들을 선보인다. 나무는 오랜 시간 예술의 주요 상징적 소재로 표현되고 있다. 이순희 사진가 역시 고대인들로부터 신이 타고 내려오는 나무로 여겨지는 당산나무를 비롯해 나무의 영혼을 포착하고자 오랜 역사를 간직한 숲을 돌며 찍은 나무들을 담아낸 작품들을 선보인다.
이순희 사진가는 당산나무에 대해서 말한다.
당산나무의 내력은 단군시대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단군의 아버지 환웅은 하늘에서 신단수라는 성스러운 나무를 타고 태백산 꼭대기에 내린 것으로 되어 있다. 그렇게 신이 타고 내린다고 믿은 나무가 바로 당산나무이다. 고조선 사람들은 당산나무(신단수) 아래에서 제를 올리며, 그들의 공동체를 보살펴줄 신령이 내리기를 빌었던 것이다.
정령의 숲(계림)을 촬영하며 나무의 수종을 조사 하던 중 계림의 묘목 수종들이 회화나무, 팽나무, 느티나무 등 박달나무과라는 것을 알게 됐다.
자연스럽게 정령의 숲의 이미지에서 당산나무로 소재를 옮기게 됐다. 당산나무는 마을 입구(洞口)에 심어져 정월 대보름이면 동제를 올리는 나무로서 신격화된 상징물이다. 마을 입구는 두 개의 다른 세계, 곧 내부세계와 외부세계, 마을의 안과 밖을 연결하는 동시에 외부세계에서 들어오는 재앙이나 질병을 차단하는 장소로서, 그 곳을 상징하는 당산나무는 마을의 수호신 역할을 한다.
이른 봄, 어느 날 해를 등지며 서 있는 오랜 수령의 나무를 보게 됐다. 나무는 봄을 맞이하기 위해 가지 끝 마다 물이 올라 있었다. 꽃을 피울 수 없지만, 이른 봄 싹을 틔우기 위해 수액을 가지 끝까지 올린 나무. 꽃이 피었다.
꽃이 핀 나무의 영혼을 표현하고자 오랜 수령의 당산나무를 소재로 선택했다. 당산나무의 생명력과 존재감, 그리고 신체(神體)로서 신령스러움을 표현하기 위해 이른 봄의 시간과 밤을 선택했다.
육상수 평론가는 “이순희의 당산목은 제례나 기원의 상징체가 아니라. 인간의 삶을 보살피고 무한 희생을 감당하며 살아가는 생명 그 자체이다. 대문의 빗장과 방문의 손잡이, 벽과 기둥에 자리한 나무는 때로는 날 것으로 혹은 기하학적 모습으로 현실을 떠받치고 있다. 이는 정령의 당산목이 생명 그 자체로 오늘을 사는 나무의 운명을 옮겨놓은 것이었다”고 말했다.
곽성일 기자 kwak@kyongbu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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