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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일보] 아트스페이스 루모스, 이만우 사진전 '자작: 침잠의 숲' 11월 개막

강원·몽골·시베리아 등 15년간 담은 자작나무의 기록과 성찰 전시
30여 점 신작·영상 공개…“자연은 곧 나를 비추는 거울”

 

▲ 이만우 사진전 침잠의 숲 자작 포스터.

 

대구사진비엔날레 10주년을 맞아 도시 전체가 사진예술로 물드는 가운데, 아트스페이스 루모스(ArtSpace LUMOS, 대구 남구 이천로 139)가 지역 사진가의 집요한 탐구를 담은 특별 전시를 선보인다.

오는 11월 1일부터 16일까지 열리는 이만우 개인전 ‘자작: 침잠의 숲’은 자작나무를 향한 15년의 기록과 성찰을 집약한 자리다.

이만우는 2022년 첫 개인전 이후, 강원도와 몽골, 내몽골, 시베리아 등 자작의 숲을 찾아다니며 렌즈를 들이밀었다. 기록이라기보다는 교감에 가깝다. 혹독한 기후와 고독한 기다림 속에서 붙잡은 장면은 단순한 풍경 사진이 아니라, 인간과 자연이 서로를 비추는 관계의 흔적이다.

▲ 이만우 자작 2025.

 

쓰러진 자작에서는 상실과 회한을, 곧게 선 자작에서는 순백의 고결함을 읽어낸다. 사진 속에는 자연을 소유하려는 욕망이 아니라, 빛과 시간 앞에서의 겸허한 태도가 배어 있다.

이번 전시는 약 30여 점의 신작과 영상 작품을 함께 공개한다. 강렬한 색채 대비 속에 서 있는 ‘자작’의 모습은 때로는 동화적이고, 때로는 위태롭다.

▲ 이만우 자작 2025.

 

관람객은 빛과 그림자가 교차하는 장면 속에서 숲의 호흡을 느끼고, 동시에 자신 안의 고독과 순수함을 마주하게 된다. 작가의 시선은 결국 “자연을 바라보는 일이 곧 나를 들여다보는 일”임을 보여준다.

▲ 이만우 자작 2025.

 

이번 전시는 대구사진비엔날레 기간에 맞춰 기획됐다. 루모스는 세계 각국의 사진가와 애호가가 대구를 찾는 이 시기에, 지역의 사진가를 국제적 무대에 나란히 세우겠다는 의도를 담았다.

‘자작: 침잠의 숲’은 단순한 개인전이 아니라, 지역성과 세계성이 교차하는 장이자, 대구 사진예술의 깊이와 가능성을 증명하는 무대다.

 

곽성일기자 kwak@kyongbuk.com

경북일보 2025년 09월 25일 목요일 지면15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