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트스페이스 루모스, '나무의 공명'展 19일까지
故 김중만, 김대수, 김신욱, 이정록 참여

하늘을 이고 가만히 제자리를 지키고 서 있는 듯한 나무. 하지만 나무도 숨을 쉬고, 새 생명을 만들고, 살아남기 위해 경쟁하며, 그리고 병들고 죽는다. 어찌 보면 나무의 삶도 우리 인간의 삶과 별반 다를 게 없다.
아트스페이스 루모스(대구시 남구 이천로 139, 5층)가 4명의 사진가들이 참여하는 '나무의 공명(The Resonance of Trees)'전(展)을 열고 있다. 나무의 깊고 묵직한 울림으로 가득 채워진 전시회다. 참여 작가는 나무에 대한 고유한 감성과 시각을 보여주는 고(故) 김중만, 김대수, 김신욱, 이정록이며, 석재현 아트스페이스 루모스 대표가 기획했다. '제6회 포토브뤼셀 페스티벌'의 일환으로 주벨기에한국문화원에서 처음 선보인 전시로, 분당 아트스페이스 J에 이어 이번에 대구 아트스페이스 루모스에서 소개된다.
둑에 버려진 상처 입은 나무를 포착한 고(故) 김중만의 작품은 전통 한지에 흑백으로 인쇄돼 전시장 가운데에 걸려 있다. 세찬 바람에 흩날리고 때론 고독과 침묵 속에 머물러 있는 듯 전시돼 있어 그윽한 사색을 유도한다. 나무가 사진을 찍어도 되노라 답을 줄 때까지 4년을 기다렸다 셔터를 눌렀다는 김중만은 어딘지 모르게 외로운 자신과 닮아있는 나무들과, 그들의 상처와 살고자 하는 절박한 열망을 화면에 오롯이 담았다.
김대수는 오랜 시간 집중해 온 대나무 사진으로 그 속에 깃들어 있는 정신에 집중케 한다. 한국에서 대나무는 단순히 나무란 호칭에 그치는 존재가 아니라 올곧음으로 의인화되는 나무다. 휘어짐이 없는 모습은 한결같이 곧은 정신이요, 그 속이 비어 있는 것은 세상 일에 얽매이지 않는 비운 마음을 상징한다. 특히 인공의 빛이 아닌 깊은 밤 달빛에 드러난 대나무들이 비현실적인 듯 투명하게 관람객들과 마주한다.


김신욱은 밤을 품은 나무들을 오랜 시간 기록해 왔다. 작가는 젊은 시절 야간 경계근무를 하다 큰 나무에 걸려 넘어져 나무를 사람으로 착각하는 환영을 경험했다. 그리고 그 기억을 디딤돌 삼아 'The Night Watch' 시리즈를 시작했다. 저 멀리 마을의 불빛과 달빛을 품은 나무에 작가는 자신의 기억을 투영하기 위해 장노출과 라이트 페인팅 기법을 더했다. 어둠 속에 펼쳐진 거대한 자연의 공존, 어둠과 빛의 경계에 선 나무는 오묘한 빛의 신비 아래 그 모습을 감추고 또 드러낸다.
박주희기자 jh@yeongnam.com
영남일보 2023.02.08 제1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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