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한국 사진예술 수도'로 명성
세계 각국 포토북 800권중 38권 엄선
파리페어 공개 후 서울 이어 대구展
지역 5개 포토북 전문출판사도 가세
사진은 햇빛의 자손이다. 하지만 그림과는 사뭇 터치가 다르다. 중세시절, 황제와 왕, 성직자들은 그들의 권능에 맞는 그림을 궁중 화가에게 그리게 했다. 임금의 방과 대기실 사이의 긴 복도(갤러리)는 내가 이 정도로 대단한 존재라는 걸 암시하는 별별 성화(聖畵)가 걸렸다. 하지만 이내 그 무겁고 권능에 가득한 성화는 세잔, 고흐, 마네, 모네, 피카소 등에 의해 구현된 현대미술로 대체된다. 그 와중에 마른하늘에 날벼락 같은 존재가 등장한다. 바로 '사진'이다. 그 존재는 '햇살로 그린 작은 그림(Sun Drawn Miniature)'으로도 불린다. 전쟁이나 다른 나라의 낭만적인 풍경을 그림으로 얻는 대신 사진을 통해 직접적인 시각적 표현으로 접할 수 있었다. 그리고 사진은 하나의 예술이 되었다. 하지만 그때까지만 해도 인간이 사물의 순간을 포착한다는 게 불가능하다고 봤고 그 일 자체가 바로 신성모독이라 사진을 폄훼했다.

카메라의 전신은 '카메라 옵스큐라'였다. '어두운 방(dark chamber)'을 의미한다. 아리스토텔레스 시대부터 작은 구멍을 통과한 빛이 상을 맺을 수 있다는 사실이 알려져 있었다. 17세기 초부터 어떤 은의 화합물이 광선에 닿으면 검게 변한다는 사실을 발견했지만, 이미지가 영구적으로 검게 변하지 않도록 그 반응을 고정시키는 방법은 풀리지 않는 어려운 문제였다.
최초의 사진을 만든 사람은 '조제프 니세포르 니엡스'. 니엡스는 세계 최초의 사진을 만들어낸다. 이 사진은 1826년경 그의 집 안뜰에 있는 건물 지붕에서 찍은 것이다.
한국의 첫 사진은 뭘까? 2008년 2월 명지대 박주석 교수가 한국사진학회 학술지에 발표한 '사진과의 첫 만남-1863년 연행사 이의익 일행의 사진 발굴'이라는 논문에서 보면 연행사 일행이 중국 연경(현 북경)에서 찍은 사진 6점이 현재까지 확인된 것 중 한국인을 모델로 한 가장 오래된 사진이라고 한다.
대구의 사진문화는 최계복(1909~2002)에 의해 주도된다. 33년 '영선못의 봄'을 촬영한 그는 1934년 종로1가에서 최계복 사진기점(뒤에 대구사진관)을 오픈한다. 대구 첫 개인전은 1955년 10월 미국공보원에서 열린 김진욱 사진전이다. 이후 대구는 '한국 사진예술의 수도'로도 불린다. 이런 흐름은 자연스럽게 2006년부터 시작된 대구사진비엔날레로 연결된다. 이 흐름을 가장 아방가르드하게 수렴한 행사가 남구 이천동 아트 스페이스 루모스(Lumos)에서 열렸다.
행사명은 ‘The Paris Photo–Aperture Foundation PhotoBook Awards 대구에디션’: 일명 ‘2022 대구 포토북 쇼’이다. 이 상은 두 사진 전문단체인 Paris Photo와 Aperture Foundation이 협업하여 2012년부터 매년 3가지 부문에서 우수 포토북들을 선정해오고 있다. 후보로 선정된 작품집들은 파리 그랑 팔레에서 개최되는 Paris Photo 전시를 시작으로 전세계 주요 도시에서 순회 전시로 소개되고 있다. 2021년에는 출품된 800여권의 중 선정된 38권의 포토북지 전시는 아시아 투어 일환으로 서울 한미사진미술관, 대구 아트스페이스 루모스에서 차례로 열렸다. 두 기관의 의기투합으로 한국 사진계에 포토북의 바람을 일으킨 셈이다.
특히 지난달 28일 끝난 대구 행사는 서울과 달리 인상적인 행사 하나가 더 추가된다. 지역의 대표적 포토북 전문 출판사가 출간한 포토북 전시다. 현재 대구에는 모두 5곳의 포토북 출판사가 있다. 루모스(석재현)·마르시안 스토리(서민규)·모리디자인 보북스(곽범서·장용근)·프린트하우스(권석진)·사월의 눈(전가경·정재완). 사진에 정통한 이들 출판사 대표들은 '포토북 르네상스 시대'를 갈구하는 전위 출판맨이다. 위클리포유가 그들을 만나봤다.
글·사진=이춘호 전문기자 leekh@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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