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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남일보] 한국사진 1세대 임응식 사진전...아트스페이스 루모스서 10월18일까지

임응식 작 '4.19(서울)'


'구직(求職)'으로 유명한 1세대 사진가 임응식(1912~2001)의 '부산에서 서울로'전이 지난 5일부터 오는 10월18일까지 아트스페이스 루모스에서 열린다. 이번 전시는 SPACE22의 기획전으로 대구에선 서울에 이어 두 번째다. 임응식이 부산에서 활동한 1946년부터 서울에 정착한 1960년까지 전후 남한의 실상을 살펴볼 수 있는 작품 50여점을 선보인다.


서울의 현일영, 서순삼, 박필호. 대구의 최계복, 구왕삼 등과 함께 일제강점기에 태어난 작가는 부산 출신으로 중학교 입학 선물로 카메라를 받았다고 한다. 그는 31년 부산체신리원양성소를 수료한 뒤 일본인 중심 사진동호회에 가입해 작품 활동을 했다.

하지만 일제강점기와 그 시대 조선 민중의 피폐한 삶을 반영하는 사진은 보이지 않는다. 서슬 퍼렇던 시절 그 같은 리얼리즘 사진을 한다는 것 자체가 불령선인으로 낙인찍히기에 엄두를 못 냈을 것이다. 게다가 당시 '주류 사풍'은 '살롱 사진' 일색으로 물상이나 인물, 아름다운 풍경을 찍은 것들이 대부분이었다.

임응식은 6·25전쟁 종군사진기자로 참전한 뒤부터 생활상을 담은 다큐멘터리 사진 세계로 들어섰다. 그는 사진에 관한 '최초' 타이틀을 여럿 보유하고 있다. 52년 12월 한국 사진작가협회를 창립했고, 53년 국내 사진가로는 처음으로 서울대 미대에서 사진 강좌를 맡았다.

이후 74~78년 중앙대 사진과 교수를 했으며, 1977년에는 한국사진교육연구회를 창립했다. 82년 국립현대미술관에서 대규모 개인전을 연 최초의 사진가이며, 2012년에 임응식 탄생 100주년 기념전이 덕수궁미술관에서 열린 바 있다.


박진관기자 pajika@yeongnam.com

영남일보 발행일 2020-09-14 제22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