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5일까지 대구 아트스페이스 루모스에서 10번째 개인전

'동물사진가' 박찬원의 10번째 개인전 '사랑한다 루비아나'가 7월5일까지 대구 아트스페이스 루모스에서 열린다. 박씨는 하루살이, 돼지, 말 등 동물을 찍으며 생명의 가치와 삶의 의미를 찾는 작업을 해온 작가다.
"루비아나가 다른 세상으로 떠난 지 3년이 된다. 이번 전시는 그녀에 대한 추모이면서 나를 돌아보는 전시다. 조금씩 사라져가는 생명의 담담한 모습, 자연과 동화되어가는 백마의 시간을 선보인다. 아름답게 늙기를 바라는 나 스스로의 소망도 담겨 있다."
그는 동물 사진을 찍는 작업을 '동물에서 배우는 인간학'이라 말한다. "동물을 통해 사람의 이야기를 전한다"는 그에게 동물 사진이란 동물에서 배우는 것, 느끼는 것을 사진으로 표현한 것이기 때문이다.
늦깎이로 사진을 시작한 그는 'Better & Different'를 사진의 모토로 삼고 출발했다. 남들과 다르게 더 잘 찍겠다는 목표로 선택한 것이 '동물'이었다.
그 첫번째 대상은 송화 가루가 날리는 어느 봄날 오후, 염전에 빠진 하루살이였다. 해가 지면 곧 죽을 하루살이들이 영원히 살 것처럼 버둥거리고 있었다. 그 모습이 인생과 무엇이 다르겠는가. 천년을 살듯 하루를 사는 하루살이의 짧은 생을 기록하던 그는 돼지, 말, 소 등으로 소재를 확장하면서 '소금밭''숨젖잠''돼지야 놀자''돼지가 우리를 본다''말은 말이 없다' 등의 동물 사진전을 열어오고 있다.

"동물 사진을 찍다보면 인간은 하루살이만도 못하고 돼지만도 못하다는 사실을 절감한다. 저들과 함께 어울려 살던 인간이 불과 몇 백년만에 신의 자리에 올라 동물을 죽이고 거느리고 있지 않나. 만물에 신성이 있고 하루살이, 돼지, 말 모두에게 신이 있다. 그래서 늘 사죄하고 감사하는 마음으로 그들을 찍는다. "
모델로서의 동물은 쉽지 않은 대상이다. 마음대로 움직이고 교감도 쉽지 않다. 셔터를 누르는 몇 초를 위해 몇시간 몇날을 기다리고 기다려야 한다. 그 기다림의 시간이 그는 좋다. 자리를 잡고, 셔터를 누르는 그 순간을 하염없이 기다리는 동안 생각도 깊어진다. '사랑한다 루비아나' '어떤 여행' '당신이 만들면 다릅니다' 등 6권의 에세이집이 그렇게 나왔다.
"루비아나 생애의 막바지를 글과 사진으로 함께 한 기록이다. 죽음이라는 무거운 주제를 자유롭고 기대에 가득찬 설레임으로 다루었다. 루비아나는 이곳에서의 여행을 마치고 새로운 여행을 찾아 떠났을 것이다. '사랑한다 루비아나'는 이 곳에서 나와 함께 한 루비아나의 여행기인 셈이다."
최근 그는 소를 대상으로 새로운 작업을 시작했다. 소 역시 만만찮은 대상이지만 언젠가 소가 보여주는 또다른 세계를 만날 것이라 기대하고 있다. 내년 소의 해를 맞아 소를 주제로 한 신작이 발표될 예정이다.
글·사진 이은경기자 lek@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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