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뉴시스】 조수정 기자 = 일본의 보도사진가 도요다 나오미(63)가 후쿠시마 원전 사고 이후 8년을 기록한 ‘크라이스 & 위스퍼스(Cries and Whispers)’전이 대구광역시 남구 이천동 갤러리 아트스페이스 루모스에서 개막했다.
2011년 3월11일, 일본 지진 관측 사상 가장 강력한 진도 9의 강진이 일본 동북부 해안을 강타하며 후쿠시마 제1원자력발전소(다이치 원전)의 전원 공급이 끊겼다. 지진 여파로 발생한 쓰나미로 백업용 디젤 발전기가 모두 침수돼 원자로 6기 중 4기의 동력이 소실됐고 4기 중 3기에서 노심용융이 일어나 엄청난 양의 방사능이 대기와 바다로 유출됐다. 1986년 체르노빌 원전 사고 이후 최악의 원자력 사고다.

도요다 나오미는 아프가니스탄, 이라크, 아시아, 발칸, 아프리카 등 세계 곳곳의 분쟁지역에서 다큐멘터리 작업을 해온 사진가다. 분쟁지역에서 열화 우라늄탄(원전연료 제조과정에서 생기는 열화우라늄을 사용해 탱크 등의 두꺼운 장갑을 뚫을 수 있도록 고안된 포탄)의 피해를 목격하면서부터 분쟁의 실상 중에서도 핵무기, 원전 등의 문제에 주목해왔다.

2011년 그는 체르노빌 원전사고 관련다큐멘터리를 준비하고 있었다. 체르노빌 현장 취재를 마치고 번역에 매진하던 중 대지진과 쓰나미가 후쿠시마 원전을 휩쓸고 지나갔다는 소식을 접했다. 2011년 3월11일 그는 모든 일을 놓고 후쿠시마로 향했다. 평화롭던 도시와 마을은 아비규환의 지옥이 돼있었다. 제대로 된 정보도, 제대로 된 통제도 이뤄지지 않은 그곳으로 들어갈 수 있었던 8명의 저널리스트 중 한명이다. 방사능 오염지대로 변해버린 후쿠시마, 무인지대요 죽음의 거리로 흉물스레 변한 그곳의 참상을 가장 먼저 취재한 그는 2012년 후쿠시마 원전사고 후 1년의 기록을 한국에 알렸다. 이후 8년이라는 긴 세월 동안 취재한 다큐멘터리 작업을 가지고 다시 한국을 찾았다.

“지금도 후쿠시마의 방사능 오염지역에 남아있는 세슘 137의 방사능 반감기는 30년입니다. 그것은 200년, 300년동안 모든 생명체에게 유해한 방사선을 내뿜을 것입니다. 사진을 보고 있는 여러분의 눈앞에 펼쳐진 풍경 속에는 보이지 않는 방사선이 날아다니고 있습니다. 그러나 그 풍경 속에서 살아가야만 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여러분이 그들의 외침과 속삭임에 귀를 기울여주시길 바랍니다. 여러분이 그들의 탄식과 소원에 귀를 기울여 주시길 바랍니다. 원전사고의 피해자들은 ‘후쿠시마는 끝나지 않았습니다’라고 말합니다. 저는 그 목소리를 한국의 여러분에게도 전달하고 싶습니다.”(작업노트 중)

전시는 4월28일까지 오전 10시~오후 7시 관람할 수 있다. 매주 월요일은 휴관한다.

chocrystal@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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