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을 대표하는 중견 사진가 민병헌의 개인전이 대구·경북지역 최초로 아트스페이스 루모스에서 열린다. 이번 전시는 지역에서 그의 2000년 초반 인체 작업과 함께 미공개 최신작인 고군산군도 시리즈를 함께 감상할 수 있는 자리라 큰 의미를 지닌다.
40여 년 동안 끈질기고 일관된 작업으로 자신만의 세계를 펼쳐 보인 민병헌 사진가는 국내 미술관은 물론 각국 유수의 미술관에서도 작품을 소장하고 있는 흑백 사진의 대가로 불리는 사진가다. 이번 전시는 그의 작품에서만 만날 수 있는 독특한 흑백의 텍스추어, 오랜 교감의 결과로 얻어진 ‘결’에 주목하고 있다. <민병헌: 자연과 인체>라는 주제아래 아트스페이스 루모스 1층, 2층 전시공간을 가득 메울 그의 작품들은 인체 시리즈와 미공개 최근작인 고군산군도 시리즈다.
그의 인체 시리즈는 많은 전시를 통해 대중들에게 알려져 왔다. 수묵화를 보는듯한 감성을 선물하는 민병헌의 인체 시리즈는 먹을 품은 붓이 자유롭게 미끄러지는 듯 강렬하면서도 부드러운 인체의 곡선들이 새로운 예술작품으로 탄생된다. 인위적인 포즈와 정해진 시간 내에 쫓기듯이 촬영하는 작품이 아닌 피사체가 취하는 자연스러운 몸의 대화를 포착하는 그의 인체 시리즈는 ‘교감’과 그 교감을 통해 예술로 승화된 ‘결’을 우리에게 선보인다.
인체 시리즈가 사람들과 나눈 교감의 ‘결’이라면 고군산군도는 자연과 함께 한 교감의 ‘결’을 다루고 있다. 민병헌은 5년 전, 전라북도 군산에서 새로이 터를 잡았다. 그 후 과거 배를 통해서만 왕래가 가능했던, 하지만 지금 다리가 놓이며 수많은 관람객들이 찾는 관광지가 된 그 곳, 관광 사진을 통해 접하게 된 고군산군도를 그만이 가지고 있는 감성과 시선으로 들여다보았다. 그렇게 그는 자연과 교감을 나누며, 자연의 도움을 받아가며, 오랜 시간 공유한 시간과 공간 속에서 고군산군도를 담아낼 수 있었다.
아트스페이스 루모스의 일곱 번째 기획전이자 지역에서 최초로 열리는 사진가 민명헌의 개인전, <민병헌: 자연과 인체> 전시는 흘러내리는 붓의 움직임처럼 사진 위를 가로지르는, 때로는 그지없이 부드럽고, 때로는 그지없이 강렬한 ‘결’의 향연들로 관람객들을 초대하고 있다.
루모스
ArtSpace Lumo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