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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주 남산, 거룩한 불국토
경주남산
경주 남산은 동서 4킬로미터, 남북 8킬로미터에 걸쳐 길게 뻗어 있고 신라 건국 이래의 역사가 집중된 곳이다. 박혁거세의 출생터인 나정에서 시작해 최초의 궁성터인 창림사지가 펼쳐지고 신라의 풍류와 함께 말기의 비극이 벌어진 포석정이 있다.
박혁거세의 무덤인 오릉 또한 남산 범주에 들어가는 구역에 있고 건국 초기 6부 촌장이 제사 지내던 양산재가 있다. 전체적으로 보면 남산에는 청동기시대 지석표 부터 신라·고려·조선시대를 망라하는 유적지가 발굴된다.
더 특별한 것은 남산은 완전 바위산, 대부분 질 좋은 화강암으로 이루어져 수없이 많은 불교 유적을 품고 있다. 무려 694개소 이르는 불상과 탑이 있다. 불상은 쓰러지고 깨지고 흔적만 있는 것까지 100여 기 정도가 확인됐다. 천수백 년을 지나는 동안 비바람 풍상 속에 남산 굳은 화강암이 돌부처나 탑 등은 지금 아니었으면 이만큼 못 버텼을 것이라고 한다. 사암·석회암·안산암·열암은 무르고 조각도 화강암보다 수월하다. 절터만 150군데나 된다. 이렇게 불교 유적이 가득 찬 경주 남산을 ‘거룩한 불국토’라고 부른다.
남산의 불교 유적은 국가적으로 기획되거나 권력자가 개입하여 움직여 갔다기보다는 민간예술가들이 신분 계층을 뛰어넘어 자기 의지로 종교적 심성을 위로하고 예술로 표현한 열정의 장소로 느껴진다.
동양미술사학자 존 코벨은 ‘산골짜기의 돌부처를 찾아 들어가 보는 것은 한국인의 마음속으로 들어가 보는 것 같다’고 표현했었다.
신라 시대에 번성했을 남산 불교조각은 이 시대 불교 유적을 한자리에서 망라해 연구할 수 있는 최적의 유적이며 지금도 어딘가에서 못 보던 유적들이 발견되기도 한다.
-김유경·이순희의 경주산책 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