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트스페이스 루모스에서는 오랜 세월 자신의 삶의 터전인 부산에서 Origin, 근원과 뿌리를 포착해 온 사진가 윤창수의 <이웃한 세계>를 기획 전시로 선보인다. 과연 작가가 생각하는 부산의 뿌리 origin은 어디일까.
그는 우리나라 최초의 무역항으로 개항한 부산항을 부산의 근원이라 말한다. 윤창수는 부산의 오리진을 사진적 정면성으로 담아내기 위해 자신이 처음 마주하고, 또한 자신이 처음 살기 시작한 곳, 자신의 청춘이 고스란히 스며든 부산과 부산 원도심을 2011년부터 기록하기 시작했고 그곳에 생기를 불어넣는 주인공들의 삶에 스며들어 오랜 작업 끝에 탄생한 것이 바로 이번 전시 <이웃한 세계>다.
일반적인 렌즈는 하나의 신기루만을 위한 기계적 장치로 오직 1시점만을 위해 렌즈가 설계되지만, 작가는 터의 정면성을 컷 촬영한 뒤 주변부를 잘라내고 연속적으로 이어 붙여 ‘다’시점 사진으로 담아냄으로써 항을 품은 그네들의 터전과 사람들을 주인공으로 드러낸다. 또한 한 때 벽화마을로 불리며 유명세를 누렸던 문현동 돌산마을 역시 그에겐 이웃한 세계다. 공동묘지 위에 만들어진 돌산마을을 담은 그의 작업은 화각 속에 잠재된 색 채널의 특이성을 부각함으로써 ‘이질적이고 비평범한 것의 조화’를 사진적으로 표현해내고 있다.
한때는 단순한 호기심에 사진적 대상으로만 여겼던 돌산마을도 부산의 오리진이라 생각했던 부산항도, 10여 년이 넘는 시간의 흐름 속에 작가로 하여금 또 다른 지성과 감성을 부추기는 듯하다. 과거의 나와 지금의 나 사이, 부산과 부산의 원도심 사이, 작가와 우리가 <이웃한 세계>의 내면을 깊숙이 들여다볼 수 있는 이번 전시로 ‘부산’이란 매력적인 도시의 기원을 모두 함께 찾아보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