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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 온빛사진상 수상작 사진전> 전시 안내
‘천안역. 해가 어스름해지다 어느새 사라지고 어둠이 내려앉았다. 일과를 마친 사람들은 다시 비둘기호로 모여들었다. 할머니들은 같은 자리다. 무거웠던 ‘다라이’는 하루 새 비었다...비둘기호는 ‘명예퇴직‘을 앞두고 있었다. 그의 임무는 통일호로 넘어가게 됐다... 정해진 길을 가는 열차의 숙명, 또 그와 함께했던 모든 이들의 아쉬운 마음을 담아보려 애썼다.’
1998년, 곧 사라질 운명에 처한 장항선 비둘기호를 사진에 담으면서 쓴 작업노트다. ‘그 열차를 타고 오가던 지역민들의 일상과 애환을 대하는 사진가의 마음 풍경이 그대로 읽힌다’ 는 심사평과 함께, 사진가 김선재의 <장항선 비둘기>가 2021년 온빛 후지필름상을 수상했다. 지난 11월 27일 스페이스22에서 열린 온빛상 최종 후보 5인의 프레젠테이션 결과다.
총 2명의 수상자가 선정되는 본상의 또 다른 수상은 이강산의 여인숙, 그리고 젊은 사진가를 발굴, 지원키 위해 작년에 처음 재정된 온빛신진사진가상의 두 번째 수상은 김성일의 <aufheben_지양>이 차지했다.
김선재 <장항선 비둘기>는 그 기능을 다 하고 끝내는 시대에 뒤처져 사라진 열차, 일명 ‘보따리 장사’로 불리던 서민들의 애환을 싣고 천안과 장항을 오갔던 장항선 비둘기호의 서정을 차분하고 따뜻하게 담아낸 작업이다. 23년의 시공을 건너온 한 사진가의 애정 어린 기록이, 심사위원들 뿐만 아니라 후원단체장으로 참여한 임훈 후지필름 대표의 마음을 움직였다.
이강산 <여인숙>은 14년 남짓 전국의 전통 여인숙을 직접 찾아다닌 사진가가 틈틈이 여인숙에 달방을 얻어 촬영한 결과물이다. “사진가의 눈은 소외된 곳의 진실을 찾는 눈이어야한다”라는 작가의 말처럼, 여인숙에서 생활하는 인물들의 사연이 사진을 통해 절절하게 전해진다. 심사위원들과 후원단체장 신제섭 혜윰갤러리 대표는, 장기간의 계획을 세우고 시간과열정을 쏟은 프로젝트와 그 결과물이 주는 완성도에 주목했다.
김성일 <aufheben_지양>은 점점 그 간극이 벌어지고 있는 우리 사회 젊은 세대와 노인 세대 간의 상이한 가치관과 그로 인한 갈등을 사진에 담았다. 아직은 보완해야 할 점이 더 있으나 이 시대에 살펴볼 가치가 분명한 주제 및 그 의의에 관해 작가가 충분히 인식하고 있다는 점이 심사위원 전원의 마음을 움직였다. 온빛신진사진가상 수상작으로, 차후 완성된결과물에 대한 기대를 주기에 충분했다.
해가 갈수록 응모자가 늘어나는 온빛상 2021에는 전국에서 총 57명의 사진가들이 응모함으로써, 연말이면 열리는 우리나라 다큐멘터리 사진계의 가장 큰 행사로서의 위상을 재확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