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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토록 빈, 숨을 고르다 전시 안내
텅 빈 듯하나, 실제로는 가득 차 있고, 가득 차 있는 듯 보이지만 실상은 텅 비워져 있는 아프리카. 광활한 그곳에는 있음과 없음이 동시에 현존한다. 아프리카를 담은 수많은 작가들의 작업 중에서도 김병태의 작품은 내면적 사유의 깊이가 수려하다. 아마 강산이 세 번 가까이 변하는 긴 세월동안 아프리카 가장 가까이에서 머물렀기 때문일 것이다.
하늘과 땅 사이에 오로지 나만 존재하는 시간, 끝없이 깊게 펼쳐진 아프리카의 자연은 그렇게 김병태에게 다가왔다. 조금씩 내면의 세계를 비워내니 작품 속엔 오히려 더 많은 사유가 담긴다. 무한한 자유를 펼쳐내듯 비워진 대담한 여백, 마치 한 폭의 추상화처럼 펼쳐지는 담담한 색감, 그리고 간결하기만 한 사물의 배치는 그래서 더 보는 이들로 하여금 깊은 명상에 잠기게 한다.
아트스페이스 루모스가 기획한 김병태의 사진전 <이토록 빈_숨을 고르다>는 유희, Awakening, 숨(breath), The face 등 그의 작업들을 한 자리에서 만날 수 있는 전시로 기획됐다. 작업의 내용은 다르지만 김병태의 작품들은 하나의 큰 줄기로 이어진다. 이토록 텅 빈 그곳을 마주한 이들이 고요한 울림을 느끼며 잠시 숨을 고를 수 있도록 말이다. 매일 다른 해가 떠오른다는 아프리카의 자연, 그 자연 속에서 스스로의 내면을 들여다보는 강렬한 찰나를 이번 사진전을 통해 마주하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