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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온빛사진상 수상자전
“36년 동안 사진을 찍었고, 3년 6개월 차 대리기사다.”로 시작되는 사진가 김용철의 포트폴리오 . 온빛이 2020년 최우수수상작으로, 노상에서 ‘콜’을 기다리는 대리운전기사들의 애환을 담은 이 사진 시리즈를 호명했다
2011년 재정된 이래 멈춤 없이 그 행보를 이어 온 <온빛상>. 코로나 상황으로 인해 후보작들의 발표와 심사 등의 행사에 어려움이 따랐지만 온라인 형식으로 무리 없이 치른 2020 온빛상은, 지난해보다도 더 숫자가 늘어난 총 42명의 사진가들이 응모함으로써 우리나라 다큐멘터리사진계의 가장 큰 행사로서의 위상을 재확인했다. 최우수온빛상 외에도 온빛상에 박형기 <조금은 다른 일상>, 최형락 <백지 白紙>가 선정되었고, 젊은 사진가를 양성하기 위해 올해부터 신설된 온빛신진사진가상은 김일목 <나를 품은 살갗>이 선정되었다.
는 오래 사진을 생업으로 해오다 지금은 대리기사로 일하는 작가가 역시 생계를 위해 부업으로 대리기사를 선택한 사람들의 노동 현장을 기록한 다큐멘터리사진이다. “현역시절엔 각자의 영역에서 주축이었거나 나름 화려했던 사람들이다. 하지만 지금은 밤이슬을 맞으며 ‘콜’을 찾아 뛰어다닌다. 그나마 이런 일이라도 있어 다행이라고 말한다. 추우면 추운대로, 더우면 더운 대로, 바람이 불거나 비가 오면 오는 대로 ‘콜’이 있을만한 노상에서 ‘콜’이 나올 때까지 마냥 기다린다.” 작업노트에 쓰인 마음 안팎의 풍경들이 사진에 그대로 담겨 있다. 서울이라는 거대도시에서 생존을 위해 분투하는 대리기사들의 모습은 타자이면서 동료이자 곧 작가 자신이 투영된 모습이기도 하다. 또 그 사진을 바라보는 누구도 그 장면과 정서로부터 자유롭다고 할 수 없는 지점을 사진은 포착하고 있다. 과장 없이 진솔한 앵글이 더 큰 공감을 불러, 많은 심사자들이 수평적으로 참여하는 온빛의 심사에서 일치된 표를 얻을 수 있었다.
박형기 <조금은 다른 일상>은 코로나라는 전대미문의 대변화 속에서 전과 다르게, 그러나 여전히 앞을 향해 나아가는 현대사회의 일상을 절제된 조형미로 담아냈다는 평을 받았다. 또 다른 수상작인 최형락 <백지(白紙)>는 한지를 만드는 장인들의 모습을 통해 세월 속에 스러져가는 전통에 대한 안타까움을 기록으로 상쇄했을 뿐만 아니라, 장인들의 끈기와 열정 못지않은 작가의 작업 계획과 일지가 다큐멘터리사진 작업의 한 모범으로서 깊은 인상을 주었다.
작업에 주어지는 상이 아니라 완성을 위해 나아가는 신예 사진가를 응원키 위해 새로 재정된 온빛신진사진가상의 김일목 <나를 품은 살갗>은 제주 4.3사건의 피해자인 연로한 아버지의 일상을 담담히 기록한 사진 시리즈이다. 피해자인 아버지를 객관적으로 기록함과 동시에 이미 사라져버린 지난 역사를 비주얼 스토리로 시각화했다는 좋은 평을 받았다.
2020 온빛사진상 발표와 수상은 지난 11월 28일에 이루어졌고, 2021년 1월 12일부터 서울 갤러리 류가헌을 시작으로 2월 20일부터 3월 14일까지 대구 Artspace LUMOS, 3월 16일부터 28일까지 광주 혜윰 갤러리에서 순회 전시가 이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