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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에서 서울로
임응식의 작품경향은 한국전쟁 이전과 이후로 나뉜다. 일제강점기에는 서정적이고 향토적인 소재를 담은 ‘살롱 사진’을 주로 찍었다. 1934년 일본 『사진살롱』지에 「초자(硝子)의 정물」로 등단했고, 1937년 ‘전조선사진살롱’전에서 「둑을 가다」로 입선했다. 이후 1950년대부터 ‘리얼리즘’의 사진이념을 주장했다. 예술적 살롱 사진을 배격하고 현실의 모습을 직면해 담아내는 리얼리즘의 추구를 선언했다. 리얼리즘 사진의 흐름은 1950년대 한국 사진계의 주류를 형성했는데, 그 배경으로는 한국전쟁의 경험과 2차 세계대전 이후 미국의 『라이프(Life)』지의 포토저널리즘, 일본의 리얼리즘 사진 경향이 지적된다. 「구직(求職)」을 비롯한 전후의 고단한 삶의 모습을 담은 사진들은 리얼리즘 사진의 대표적인 예이다.
사진에 대한 열정이 남달랐던 그는 사진에 관한 ‘최초’ 타이틀을 줄줄이 보유하고 있다. 1952년 12월 한국 사진작가협회를 창립했고, 1953년 국내 사진가로는 처음으로 서울대 미대에서 사진강좌를 맡았다. 이후 그는 1974~78년 중앙대 사진과 교수를 역임했으며, 1977년에는 한국사진교육연구회를 창립했다. 1966년부터는 『공간』지에 한국 고건축사진을 연재했고, 이를 모아 사진집 『한국의 고건축』을 1977년에 출간했다. 1969년『공간』지의 편집주간이 되고 김환기와 오상순 등 여러 문화예술인들의 초상사진을 촬영하여 사진집 『풍모(風貌)』를 1982년에 출간했다. 그는 1982년 국립현대미술관에서 대규모 개인전을 연 최초의 사진작가이며, 2012년에 임응식 탄생 100주년 기념전이 덕수궁미술관에서 열렸다.
이번 전시는 SPACE22(대표 정진호)와 임응식사진아카이브(대표 임상철)의 공동 기획 전시이다. 임응식이 부산에서 활동하던 시기인 1946년부터 서울로 정착하는 1960년 이전까지의 작품 52점을 모은 전시로서 ‘구직’을 포함 9점의 Vintage Gelatin Silver Print와 42점의 Modern Gelatin Silver Print(Printed by 유철수)를 선보인다. 2020년 제작된 Modern Gelatin Silver Print 하단의 서명은 작가 생전의 서명을 동판에 레이저로 각인하여 제작한 것이다.